유엔 총회가 처음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에 관한 공개 고위급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주에 열린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주민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잔혹한 탄압이 세계 안보 불안을 야기하는 한 원인임을 강조했다.
탈북민인 김은주 씨와 강규리 씨는 북한에서 겪었던 비인간적인 폭력과 굶주림에 대해 증언했다. 은주 씨는 당국이 막대한 자원을 군에 전용하는 것을 알면서 아버지가 굶어 죽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로 파병되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 병사들이 겪는 고난에 관해 이야기했다. 강규리 씨는 한국의 드라마를 돌려봤다는 이유로 처형당한 지인 3명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기본권이 박탈된’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을 대신하여 증언했다. 유엔 총회에서 북한 측 대표는 이들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일제 브랜즈 케리스 유엔 사무차장보는 북한의 인권 상황이 “심각한 우려의 대상일 뿐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300개 단체가 참여하는 시민사회연합은 북한의 인권탄압과 무기 생산 간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북한 당국은 강제노역, 사이버 절도, 불법 무기 판매, 초국적 범죄를 통해 핵 개발 등 군사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다.
유럽연합, 한국, 일본, 미국, 우크라이나, 그리고 중남미 및 아프리카 지역 대표단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는 북한의 무기가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민간 시설을 파괴하고 민간인을 살해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과 쿠바, 러시아, 중국 등 북한의 동맹국들은 이 회의의 개최에 반대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한에 대한 대응은 이제 유엔 총회에 달려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캐나다의 인권단체인 한보이스(HanVoice)의 션정,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Committe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의 그레그 스칼라튜와 함께 유엔 총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과 군사 프로그램, 불법 자금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독립적인 상설기구를 설립할 것을 촉구했다.
이 기구에는 인권, 인도주의 문제, 핵확산 방지, 사이버범죄, 초국적 탄압, 제재 관련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 이 기구는 향후 인권탄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앞으로 진행될 모든 외교적 절차에서 인권과 안보가 구분되지 않고 함께 다루어지도록 할 것이다.
이번에 개최된 고위급 회의는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와 세계 안보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었다. 유엔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