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씨의 죽음으로 한국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여론이 다시 촉발되었다. 고인은 생전에 직장에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2024년 9월에 불과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 신문은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동료들로부터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불행히도 오 씨의 경험은 그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2024년 12월에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지원단체인 직장갑질119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하여 전국의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36%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 이는 전년도의 30%에서 증가한 수치다. 자해나 자살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수도 더 많았다.
이 설문조사에 의하면, 피해자의 절반가량이 괴롭힘을 신고하지 않았고, 비정규직(프리랜서나 공식 계약서 없이 일하는 근로자)이 정규직에 비해 괴롭힘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위계적인 직장 문화와 신고자에 대한 낙인에서 일정 정도 기인한다.
2024년 6월에 실시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2% 이상이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2023년 14%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2024년도 설문조사에서 여성 응답자만을 놓고 보면 이 수치는 26%로 올라간다. 성희롱 피해자들은 우울감과 불면증 등 극심한 심적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보고했다. 오요안나 씨 역시 사망 전에 그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2019년에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를 강화했으나, 오 씨의 죽음은 아직까지 법에 허점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근로기준법은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닌 대부분의 프리랜서와 비정규 근로자는 괴롭힘에 더 취약하고 피해를 보더라도 법적 구제 수단이 거의 또는 전혀 없다.
한국 정부는 최근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 등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새 법안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포괄적인 보호조치를 담은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한국은 직장 내 폭력과 괴롭힘 예방 및 대응에 관한 국제적인 법적 기준을 명시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직장 내 폭력 및 괴롭힘 근절에 관한 협약(제190호 협약)을 비준해야 한다. 이 협약은 계약 상태에 상관없이 모든 부문과 근로자에게 적용된다. 계약 유형을 불문하고 어떠한 근로자도 직장에서 괴롭힘이나 폭력을 당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