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회의원 귀하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
국회의사당
07327
2024년 10월 4일, 서울
내용: 보호출산제 법안과 관련하여 휴먼라이츠워치가 국회의원님들께 보내는 서신
안녕하십니까.
2023년 10월 25일 국회 표결을 앞두고 있는 보호출산제 법안에 관한 우려를 전달하고자 휴먼라이츠워치를 대표하여 본 서신을 드립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100여 개국에서 인권침해 상황을 기록하고 그러한 인권침해를 종식시키기 위해 활동하는 국제적인 비영리단체입니다. 저희는 성적 및 재생산적 권리, 젠더폭력, 교육권, 가족으로부터 분리된 아동의 권리 등 여성과 아동의 권리를 포함한 다양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법안을 검토한 후 보도자료를 발표하였습니다. 현재 제안된 법안은 미등록 아동을 초래하는 구조적인 문제와 근본 원인은 내버려둔 채 익명 출산 및 출생 신고를 통해 미등록 아동과 원치 않는 임신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이 법안은 오히려 가부장적인 구조와 제도, 장애인 차별, 미혼모와 원치 않는 임신을 둘러싼 사회적 낙인을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이주 여성을 포함하여 모든 여성이 자신의 아기를 등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성 및 아동권리 활동가들은 또한 이 법안이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거나 자신이 낳은 아이를 직접 기르기를 원하는 여성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하는 정책보다 아기를 포기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출생 미등록 아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회는 즉시 피임과 낙태 서비스를 보장하고, 학교에서 포괄적인 성교육을 실시하고, 보편적인 출산등록제를 시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정부는 또한 미혼모와 그 자녀들,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없애고 그들에게 충분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현재 제안된 법안은 “최후의 수단으로써 병원에서의 익명 출산을 가능케 하는 제도의 도입을 고려”하고 정부의 적절한 관리감독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종교단체의 불법적인 ‘베이비 박스’ 운영을 금지하라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2019년도 권고를 묵과하고 있습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또한 한국 정부가 “부모의 법적 지위 및 출신지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들에게 온라인 등록을 포함한 출생 등록을 보편적으로 제공”하고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아동이 “보육시설, 교육, 의료보험, 복지, 여가, 정부 지원”을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조약의 비준국으로서 여성의 자율성과 사회경제적 권리를 보장하고,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의 양육을 포기하는 여성이 없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저희는 의원님들께 보호출산제 법안의 도입을 재고하고, 대신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 모든 여성이 안전한 낙태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낙태약의 시판을 승인하고, 낙태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합니다.
- 적절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종교단체에 의한 불법적인 ‘베이비 박스’ 운영을 금지해야 합니다.
- 여성들이 최후의 수단으로써 익명출산을 고려하기 전에 충분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도움이 필요한 미혼모와 그 가족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주거 및 기타 서비스를 강화하여 어느 누구도 단지 경제적인 사정이나 장애때문에 아기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 부모의 법적 지위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을 등록시키는 보편적 출생등록제를 도입하여 모든 아동이 자라면서 어려움없이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미혼모와 그 자녀,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 이주민 그리고 장애인들이 직면하는 사회적 낙인을 해소하기 위해 측정 가능하고 기한이 분명히 정해진 조치들을 취해야 합니다.
- 초중등학교에서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고, 과학적으로 정확하며, 연령에 맞고, 인권에 기반한 의무 성교육을 이행해야 합니다.
- 재생산적 자율성을 보장하고 모든 아동을 보호하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프레임워크를 도입해야 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사안을 신중히 고려해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본 권고와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수잔 승은 버그스텐(bergsts@hrw.org)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마카레나 사에즈 일레인 피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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