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김정은은 이례적으로 북한의 식량난을 인정하면서 지난 해 태풍 피해로 인해 상황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4월에 김정은은 ‘고난의 행군’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대비할 것을 주민들에 요청했다. 고난의 행군은 1990년대에 북한이 겪은 대기근 상황을 일컫는다. 북한의 관영 언론이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내는 일이 극히 드물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공개 발언은 북한의 식량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하는 것일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하여 정부의 특혜를 받는 북한의 특권층조차도 식량 불안정을 경험하고 있으며, 군인들이 굶주리고, 몇몇 부대에서는 경제력 있는 집안의 군인들을 집으로 보내 먹을 것을 가져오게 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물가 안정과 생필품 공급 측면에서 북한 정부가 가장 신경쓰는 평양에서조차도 연료와 식량 가격이 치솟으면서 4월 중순부터 평양 일반 주민들에 대한 정부 배급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우려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현 상황에서 완벽한 봉쇄 장벽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지속적으로 국경을 봉쇄하고 식량과 생필품 수입을 막을 것임을 내비쳤다.
북한은 부족한 식량 생산량을 보완하고 생필품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의 (공식 및 비공식적) 수입과 원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위와 같은 신호들은 특히 고아, 노숙자, 노인, 아동, 수감자 등 취약집단이 앞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김정은이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해 전 주민이 식량과 생필품을 전적으로 정부에 의존했던 과거로 상황을 되돌리고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자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국제사회는 그러한 상황을 주시하고, 북한에 식량 원조를 제공하고, 김정은에게는 1990년대의 대기근이 바로 인도주의 원조를 거부하고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를 조장한 데서 비롯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유엔 조사위원회는 당시 북한 정부의 그러한 대응을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