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8일, 서울) – 북한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가 열리게되는 10월 10일 앞서 휴먼라이츠워치는 북한정부가 기본적으로 노동권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정부가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강제노동을 통해 일반 주민 및 수용범을 통제하면서 경제를 유지한다는 사실은 인권침해가 북한 정부의 권력유지전략의 일환임을 보여준다.
“북한 정부가 주장하는 노동자 천국이라는 허구와 경제 건설을 위해 무임금 노동을 강요하는 현실 사이에는 극명한 대조가 드러난다”고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부국장은 말했다. “노동당 창건일을 축하하고 싶다면 북한 정부는 주민에 대한 야만적인 노동착취부터 당장 멈춰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북한 정부는 모든 인민에게 과중한 강제노동을 부과하고 있어서, 북한 주민 대다수는 일생에 한 번은 강제노동을 경험한다. 북한 학생들은 학교 측의 강요로 1년에 2회 파종 및 수확 시기에 한 달 동안 농장에서 무급 강제노동을 한 경험이 있었다고 휴먼라이츠 워치에 전했다. 학생들은 강제노동의 여파로 신체적, 정신적 피해, 영양실조, 탈수, 성장장애 등의 위험에 시달린다.
북한 정치수용소, 교화소 및 단기 구류시설에 갇힌 정치범들은 어렵고 위험한 조건 속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때로는 겨울에 제대로 된 의복이나 주거 조건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일해야 한다. 수감자들은 소량의 음식밖에 공급받지 못하고 의료지원도 받지 못해 기아에 가까운 상태로 입소한다. 이들은 벌목장이나 광산, 농장 등에서 보호장비 없이 일해야 한다. 경비요원들의 감시 하에 노동을 강요받으면서 정신적 심리적 학대를 당하거나 성추행에 노출되기도 한다.
일반 북한 노동자들에겐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다. 도시와 지방 출신의 남성과 미혼여성 모두 졸업 이후 정부가 지정해준 기업에서 일할 것을 요구받는다. 이론적으로는 급여를 받을 권리가 있지만, 대다수 기업은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직업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부업을 찾아나설 수 밖에 없다.
“북한에서 강제노동은 대단히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아 주민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로버트슨 부국장은 말했다. “강제노동 문제는 너무 오랫동안 주목을 받지 못한한 북한 인권 실태이다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북한은 국제노동기구(ILO)에 가입하지 않은 소수의 국가들 중 하나다. ILO는 노동권 기준을 개발하고 정부들의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한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북한이 ILO 가입을 통해 회원국들이 채택한 노동자 기본권에 관한 국제노동기구 선언에 따라 강제노동과 아동노동을 폐지하고, 집회의 자유 및 단체교섭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강제노동 사용 중단 기준 및 요건을 명시하고 있는 ILO 협약 제29호와제105호를 비준함으로써 협약에 명시된 의무 수행에 필요한 기술적인 자문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강제노동은 북한노동당 창립 이래 정치적 강압 도구로 활용되어 왔으며, 최근 몇 년 전부터는 북한 경제의 중추로 자리잡았다. 1993년에서 1995년 사이 북한 정부 주도의 배급시스템이 붕괴된 이후로 북한은 기근 및 대대적인 기아에 직면했다.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수의 (몇 십만 명에서 3백5십 만 명 사이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들이 1994년에서 1998년 사이 ‘고난의 행군’으로 알려진 위기 때 굶주림으로 죽어갔다.
기근에 시달리던 북한 주민들은 시장으로 나가 한국어로 ‘장사’라 일컬어지는 소규모 상업활동을 시작했다. 일반 주민 뿐 아니라 정당, 군대, 구금시설, 경찰, 국영기업과 같은 정부기관 및 학교, 대학까지도 더는 정부예산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되자 생존을 위해 반공식적 ‘회색경제’에 참여해야 했다. 그러자 정부기관은 비용 충당을 위해 정기적으로 강제노동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2001년에서 2007년 사이 정거리 노동교화소의 생산계획을 담당했던 과거 수감자는 “생산에 필요한 일인당 노동일수에 따라서 전국 수용소에 필요인원이 배치되었다”고 휴먼라이츠워치에 말했다. (‘재교육을 통해 교화하는 곳’을 뜻하는) 교화소는 경찰이 운영하는 구류시설로서 정치범 및 형사범들이 장기간 ‘노동교화’ 형을 산다.
2014년 2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북한 정부가 반인도범죄에 해당하는 체계적이고 광범위하며 흉악한 인권침해를 저질렀다고 보고했다. 보고서에 언급된 인권침해에는 노예화, 몰살, 살인, 고문, 감금, 강간, 강제낙태 및 기타 성폭력이 포함돼 있다. 조사위원회는 일반 감옥들이“광산, 공장, 농장, 벌목장 들을 운영하면서 수감자들의 강제노동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나온 수입은 수용소에 재투자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수감자들은 소비하는 음식량보다 더 많은 양을 생산한다.” “수감자들의 강제노동은 집권세력의 업적과 사상을 매일 주입하는 강제정신교육과 함께 이루어지므로 정치적 강압행위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북한 인권상황을 올해 말까지 공식 토론 주제로 다루는 등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휴먼라이츠워치는 말했다.
“김정은은 북한 주민의 강제노동에 앞장서 온 북한노동당 창건일을 축하할 게 아니라, 전국에 만연한 강제노동 철폐를 알려야 한다”고 로버트슨 부국장은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나서서 북한이 착취에 기반한 부당한 경제시스템을 종식시킬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