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6박 7일 동안 100여명의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들과 지지자들이 올해 퀴어퍼레이드(거리행진)를 하기 위한 허가를 받기 위해 서울 경찰서 앞에 노숙을 했다.

© 2015 퀴어문화축제

서울 경찰서 앞에서 일주일간 노숙까지 한 끝에, 지난 주 금요일 자정에 100여명 되는 레즈비언, 게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LGBT;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들과 지지자들이 퀴어퍼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는 집회신고서를 제출하였다. 경찰 측은 이를 발 빠르게 금지했는데, 이로써 역동적인 코스모폴리탄인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16년 만에 처음으로 퀴어퍼레이드를 열지 못하게 되었다.

인권활동가들이 노숙을 하고 있을 때, 동성애를 혐오하는 종교 단체들이 항의 하여 거리행진이 이루어질 경우 시위 실행할 계획을 밝혔다. 결국 경찰은 같은 시간대에 열릴 종교 단체들의 반대 집회 때문에 퀴어퍼레이드가 “시민들의 통행과 차량 소통에 지속적으로 불편을 줄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통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퍼레이드를 상상하기는 힘들 것이다. 작년 퀴어퍼레이드의 경우, 성소수자 권리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거리에 누워서 퍼레이드 진로를 봉쇄하였다. 이번 사안으로 경찰이 성소수자 혐오 세력에게 사실상 퀴어퍼레이드 거부권을 준 것이다.

서울시 경찰은 시민들의 통행과 차량 소통에 끼칠 불편을 걱정하기 보다 평화롭게 거리행진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형평성에 맞게 집회를 허가하고 이들을 보호하는데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이러한 태도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14년에 서울 시장은 서울시 인권헌장을 폐기했는데, 이는 종교 단체들이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반대를 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이후에 사과를 했다. 그리고 2015년 초에 대한민국 정부는 동성애를 언급하는 부분을 삭제하는 새로운 ‘국가수준 학교 성교육 표준안’을 하달했다. 교육부에서는 한편으로 “인권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동성애를 가르칠 수 있겠”다고 말하고, 또 한편으로는 “한국 교육은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으로 가치중립성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시행하여야 한다”면서 동성애 관련 내용을 성교육 표준안에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태도는 유엔(UN)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대한민국의 행보에 반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에 기반한 차별과 폭력의 종료를 요구하는 2011년 및 2014년 유엔인권위원회의 결의안에 서명하였는데, 이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은 어떠한 형태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발언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들은 퀴어퍼레이드가 진행될 수 있게 경찰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서울 광장에서 부스를 차려놓고 퀴어문화축제를 진행할거라고 한다. 대한민국 정부의 경솔한 무관심은 절대로 대한민국 내 성소수자 공동체의 자부심을 꺾을 순 없겠지만, 대한민국은 분명 더 잘 할 수 있고, 더 잘 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