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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대개의 국가에서 불법 입국과 같이 이민법 위반에 대한 전형적인 처벌은 체포, 단기 구금 및 궁극적으로는 국외추방이 있으며 가끔 벌금을 수반하기도 한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처벌의 수위가 장기 감금 및 상당한 벌금이 될 수 있다. 특히 당신이 미국인이라면 당신의 석방을 보장하기 위해 문자 그대로 전직 대통령의 방문이 필요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 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두 명의 미국인 기자를 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일을 만났다. 올해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구출해냈다. 이 두 대통령은 자신들의 방문만이 이 미국인 죄수들을 수 년 간의 비참함으로부터 구할 수 있기에 평양에 갔던 것이다.

보스톤 출신인 30세의 미국인 곰즈는 지난 1월 비자 없이 북한으로 입국하여 북한 당국은 그를 비밀재판에 회부했고 8년간의 강제 노역과 70만 불의 벌금을 구형했다. 불법입국과 북한에 대한, 명시되지 않은 "적대적" 행동이 그의 죄목이었다.  

곰즈의 친구와 동료들은 그가 김정일 독재체제에 의한 광범위한 인권 유린의 종식을 요구하고자 지난 12월 불법으로 북한에 입국했던 또 다른 미국인, 로버트 박을 지지하고자 북한에 갔을 것으로 추측한다. 국제적인 압력이 가해지자 박은 올해 2월 초 석방되었다.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곰즈는 로버트 박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했었다. 박과 곰즈는 둘 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북한의 인권을 위한 캠페인에 참석했었다.

북한은 곰즈의 석방 건으로 미국으로부터 정치적인 이익을 취하겠다는 의도를 숨기려고 하지 않았다. 지난 6월 말, 북한 중앙 방송은 곰즈에게 전시법을 적용하여 형을 늘일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7월 초에는 미국 정부가 자신을 구하기 위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에 좌절한 곰즈가 자살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중앙방송의 보도 중에서 공갈협박과 사실을 구분해 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에게 곰즈의 체포와 구금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이야기처럼 들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곰즈가 직면했던 상황은 바로 수많은 북한인들이 수십 년 간 지배당했던 현실이다. 곰즈가 처했던 곤경이 얼마나 끔찍하도록 불공정하게 보이든 최소한 그의 미국 국적은 곰즈가 법을 어긴 북한인들이나 그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최악의 학대에 직면하는 것은 피하도록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신동혁(가명)의 예를 들어보자. 그는 1982년 강제노동 수용소 내부에서 태어나 그의 부모가 죄수였기에 그 신분을 이어 받았다. 그는 14살의 나이에 탈출을 감행했다가 잡힌 자기 어머니와 형의 공개 처형에 강제로 참석해야 했다. 그 처형은 간수들이 그의 발목에 족쇄를 채운 채 그를 거꾸로 매달아 그가 탈출 계획을 알고 있었다는 자백을 받아내려고 등을 석탄불로 지지고, 쇠 꼬챙이로 그의 배와 허벅지를 찌르며 몇 주 동안을 고문한 후에 집행된 것이다. 이와 같은 사연은 신동혁이 마침내 북한을 탈출할 만큼 운이 좋았기에 알려지게 되었다.

김혜숙의 경우를 살펴보자. 김혜숙은 1975년 13살의 나이로 할머니, 부모님, 동생들과 함께 강제 노역을 위해 관리소로 보내졌다. 이유는 당국에서 그녀의 할아버지가 한국으로 귀순했을 것으로 의심했기 때문이었다. 김혜숙은 그 수용소에서 28년을 보냈다. 그녀의 할머니는 수 년 간의 굶주림 끝에 수용소에서 사망했으며, 어머니와 남동생은 사고로 희생됐다.

북한의 억류 시설들, 특히 강제 노동 수용소에서는 모욕과 학대가 삶의 일부다. 김혜숙은 광산에서 하루 16시간의 노동을 강요 당했으며, 간수들이 수감된 어린아이들의 입에 침을 뱉었던 상황에 대해 진술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끔찍한 수감생활의 면모는 성인과 어린아이들 모두에게 크게 다르지 않다.

신동혁이 죄수의 신분으로 출생한 것처럼 김혜숙은 재판조차 없이 수감되었다. 수용소에 있는 동안 그녀는 자신이 왜 그리로 보내졌는 지 결코 알지 못했으며 41세가 되어 수용소관리에게 겨우 뇌물을 주고 풀려나던 때가 되어서야 자신의 할아버지가 남쪽으로 귀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혜숙의 경우 역시 그녀가 탈북에 성공하여 한국에 도착했기에 이렇게 사연이 알려진 것이다. 

곰즈의 재판이 국제적인 공정한 재판의 기준에 준한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북한의 모든 변호사는 노동당으로부터 급여를 받고 있으므로 만약 곰즈가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허가 받았다 하더라도 차이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곰즈가 항소할 기회를 가졌는 지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으며, 법정의 소송절차가 그를 위해 통역이 되었는 지 역시 명확하지 않다.

북한의 형사재판 시스템은 사기이다. 사법부가 투명하지도 독립적이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법 집행자나 판사, 검사 그리고 변호사들은 독재집권여당인 조선로동당에 의해 임명된다. 가장 가혹하게 처벌 받을 수 있는 범죄인 "조선에 대한 적대적 행위"와 같은 일부 범죄는 모호하게 정의되어 있으며 법원의 판결에 항소하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이 상황에서 효력 있는 처방은 사법 체계를 북한 당국의 전제적인 통제로부터 자유롭게 할 총체적인 정비뿐일 것이다. 만일 북한 지도 체제가 신뢰 있는 사법 체계를 갖추고자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면, 당장 유엔 인권 전문가의 관여를 통해 자체 법 체계에 산재한 문제들을 교정해야 할 것이다. 이미 충분히 늦은 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케이 석은 휴먼라이츠워치의 북한 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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