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김정일 주석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꼭 했으면 하는 말이 무엇인 지 질문했을 때 서울에 거주하는 한 북한 여성은 예상치 않은 답변을 했다. 클린턴 장관이 김주석에게 북한 여성들이 바지를 입고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허가하도록 요청하기 바란다는 것이었다.

그 보다 더 절박한 문제들이 있지 않겠냐는 나의 반문에 그 여성은 "그렇기는 하지만, 이건 생계의 문제입니다."라고 답변하며 "시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매일 통근을 해야 하는데 자전거는 대개의 경우 그 여성들이 통근할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입니다.  자전거 없이는 생계를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장거리를 자전거로 다녀야 하는 경우, 치마는 매우 불편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북한의 주요 도시들에서는 여성들이 바지를 입거나 자전거 타는 것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북한 당국이 바지를 입거나 자전거를 타는 행동이 정숙한 북한 여성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금지령이 얼마나 강력하게 시행되는가는 각 지역, 개별 담당자에 따라 상당부분 좌우되는 것으로 보이나 이 금지령을 어기는 여성은 상당한 벌금을 부과 받거나 심지어는 자전거를 압수당할 수 있다.

북한은 기본 인권에 대한 심각한 경시로 악명이 높다. 여성이 자전거를 타거나 바지를 입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령은 일상적인 공개 처형이나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아이들을 포함하는 수 많은 사람들의 노예화 등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사안일 지 모른다.

북한에는 아직도 조직화된 야당이나 독립적인 노조, 자유로운 언론이나 시민사회 단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즉결심판에 의한 체포나 구금, 합당한 절차의 부재 또한 북한에서는 당연하다.

그러나 여성이 자전거를 타거나 바지를 입는 것에 대한 금지는 다른, 종종 간과되는 문제들에 대한 반영일 수 있다.

보수적이며 남성 지배적인 북한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며, 당국은 해당 정책들의 결과를 고의적으로 경시한다. 또한, 경찰들은 이렇게 사회 경제적으로 소외되고 경시되는 여성을 착취하여 쉽게 돈을 벌려는 기회주의적인 습성을 보인다.

1990년대 중반의 기아 당시 북한의 식량배급 시스템이 붕괴되었을 때 전국적으로 시장이 생성됐고, 절망적으로 굶주린 사람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것 중 값나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시장을 통해 물물 교환했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시장은 사람들이 쓸모가 있는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사고 파는 장소로 발전해갔다.

인구의 대다수, 특히 여성들이 생계를 꾸리고 식량을 구하기 위해 거의 전적으로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오늘날 북한에서 한 여성이 벌금으로 하루 임금을 잃거나 자전거를 압수당하는 것은 그 여성이 부양하는 가족 전체를 굶주리게 할 수 있다.

여성이 근로 소득을 갖는 것은 더더욱 중요한데, 이는 그들이 아버지와 남편, 아들이 국가 지정 공장이나 보수가 지나치게 적은 다른 직장에 묶여있는 많은 가정에서의 주 생계원이기 때문이다. 많은 가정들이 굶주림을 피하기 위해 여성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해, 몇 해 동안 중지되었던 북한에 대한 식량 원조를 재개했다. 그러나 식량 원조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어떠한 장기 해결책이든 이는 북한인들의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보호를 고려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인터뷰에 응했던 북한 여성의 지적처럼 근본적인 권리와 자유에 대한 제한은 사람들의 생존 능력을 저하시킨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일본, 한국, 중국 및 인도네시아 관료들과의 만남을 위해 이번 주 아시아를 순방함에 따라, 한반도의 안보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할 것이 확실시 된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에서의 인권 탄압과 북한 난민이 처한 곤경 또한 오바마 정부 동북아 정책의 주요한 부분으로서 문제제기 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 그리고 한국은 북한과의 인권 관련 논의에 있어 구체적인 발전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공동전선을 펴야 할 것이다.

성별에 따른 차별이나 공개처형, 관리소 등, 이슈를 막론하고 북한 인권관련의 모든 면은 심각한 당면과제로 논의되어야 한다. 북한사람들의 생명이 이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케이 석은 휴먼라이츠워치의 북한 연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