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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책이 금요일 오후 늦게 발표될 경우, 그건 중요한 정책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휴일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었다면 더욱 중요하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CBU-105 클러스터탄(집속탄) 이전을 '유보'하겠다는 결정이 완벽한 예다. 이 경우 보도자료로 발표된 것이 아니라 정보가 유출된 것이라 보통 때보다도 더욱 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에서 펼치는 군사 활동에 대한 너그러운 지원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오바마 행정부가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일이다. 민간인 희생자가 수천 명 발생하고 예멘의 인프라와 경제가 큰 타격을 입으며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이는 119개국이 서명한 2008년 클러스터탄 금지 조약의 영향으로 서명하지 않은 국가들도 클러스터탄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클러스터탄은 넓은 지역에 자탄(새끼탄)을 수천 개 살포한다. 터지지 않은 자탄은 제거되기 전까지 그 지역의 모든 남녀와 어린이들을 위협하는 효과적인 지뢰가 된다.

작년 예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연합군이 CBU-105 센서 퓨즈드 웨폰을 비롯한 금지된 클러스터탄을 사용한 것은 엄청난 우려를 낳았다. 클러스터탄 이전 문제를 다루며 백악관은 무기에 대해 생기고 있는 국제적 규범과 맞지 않는 미국 정책의 민감한 면을 건드렸다.

2007년, 2008년에 미국은 클러스터탄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 조약을 맺기 위한 오슬로 프로세스에 항의하며 불참했다. 미국은 거룩한 U.N.이 아닌 노르웨이가 주도한 것이 외교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클러스터탄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이전하고 사용해 온 미국은 클러스터탄이 군사적으로 유용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분명하다.

미국은 이 조약에 대한 우려를 뒷구멍으로 표현했다. 캐나다, 일본, 영국 등 협상에 참여한 동맹국들을 통해서였다. 2주 후 2008년 5월 30일 더블린에서 100개국 이상이 조약에 참여하자, 부시 정부는 클러스터탄에 대한 군사 정책 지시 각서를 내리기로 합의했으나 이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이 폭발하지 않고 남는 자탄이 1% 이상인 클러스터탄을 2018년 이후에는 생산, 이전,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정책은 시행 중인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국방부가 적용 절차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현재 미국이 비축하고 있는 클러스터탄의 99%는 불발탄 1% 미만 기준을 맞추지 못하며 파괴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정책의 시행은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2015년 2월에 국방부는 사용 가능한 비축 무기 중 약 221,502톤의 클러스터탄을 제거하고 언젠가는 파괴할 비무장화 계정에 넣었다. 정책의 데드라인인 2018년까지는 추가로 250,224톤이 비무장화 계정에 들어갈 것이다.

미국이 마지막으로 새 클러스터탄 생산 예산을 잡은 것은 2007년이었다. 두 가지 조건을 정한 2007년 12월의 수출 규제법에 따라, 지금도 미국을 클러스터탄 이전을 허가하고 있다. 발사 후 불발탄이 1% 이상이어서는 안 된다는 조건과 더불어, 클러스터탄을 받은 측은 사용 규칙을 지켜야 한다. 구체적으로, 민간인 지역에는 사용해서는 안 되며 군사적 목표물이라고 명확히 규정된 곳에만 사용되어야 한다.

2008년 이후 미국이 수출한 클러스터탄은 국방부가 기준에 맞는다고 판단한 텍스트론 시스템스가 생산한 CBU-105 센서 퓨즈드 웨폰뿐이었다. 이것은 2008년 클러스터탄 협의에서 금지된 무기지만 미국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 무기를 받은 다른 국가들도 참여하지 않았다.

오명을 쓰고 싶지 않은 국가들은 클러스터탄 사용을 부인하거나 자신들은 금지 해당 국가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에서 기록된 6종의 클러스터탄 사용을 여러 번 부인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제조사 텍스트론과 마찬가지로 CBU-105는 금지된 클러스터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CBU-105 센서 퓨즈드 웨폰을 '금지된' 무기로 취급하지는 않지만 클러스터탄이라고 설명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맹인 아랍 에미리트는 과거에 CBU-105를 받은 적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클러스터탄 협약에 의해 금지되어 있으므로 예멘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한다.

미국은 핑계를 대는 대신, 이제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군이 사용하는 미제 클러스터탄에 의한 민간인 피해자 발생에 따른 비판에 대해 원칙에 입각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클러스터탄 이전을 유보할 것을 밝혔다.

이는 클러스터탄에 대한 전세계의 시각이 바뀌었다는 걸 보여준다. 클러스터탄 금지 협약에 참가하지 않은 국가들도 달라진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공직자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최근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있었던 클러스터탄 사용에 대한 우려 혹은 규탄을 표명하는 결의안을 지지했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단 한 번 클러스터탄을 사용했다. 2009년에 예멘에서 자탄을 장착한 크루즈 미사일을 썼다.

CBU-105는 미국의 클러스터탄 금지 협약 참가까지 남은 유일한 장애물이다.

미국은 전세계 지뢰 및 전쟁 잔여 폭발물 제거 프로그램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국가다. 클러스터탄 이전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은 전세계 분쟁 지역에 남은 미제 무기의 불발탄 제거에 따르는 커져가는 도덕적 책임과 클러스터탄 사용이 양립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아직도 클러스터탄의 군사적 효용이 민간인에 대한 피해보다 더 크다고 생각할까? 인도주의적 우려에 귀를 기울인 오바마 행정부는 올바른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한 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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