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 휴먼라이츠워치는 오늘, 김정일의 사망을 기화로 각국 정부가 북한의 새 지도자에게 심각한 인권상황을 개선하는 노선을 선택할 것을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일은 17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폐쇄된 국가인 북한에서 절대 권력으로 주민들을 통제했다. 그는 예방 가능한 굶주림과 끔찍한 감옥, 강제노역장, 공개 처형 등을 통해 수십만 명, 어쩌면 수백만 명의 주민을 죽음으로 몰고간 장본인이었다. 1948년에 권력을 잡은 김일성에서 시작된 김씨 일가의 통치는 김정일의 아들인 김정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케네스 로스 휴먼라이츠워치 집행이사는 “김정일은 자신의 국민들이 굶주리도록 내버려두는 등 심각한 억압체제의 잔혹한 수장으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집권 후 김정은은 과거와 단절하고 주민들의 인권을 맨 나중이 아니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일 집권 당시 반역 혐의로 수만 명이 관리소에서 사망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약 20만 명의 주민이 기아와 잔혹한 폭력 상황 하에서 노역에 시달리면서 죽어가고 있다. 북한에서는 가족 중 한 명이 죄를 지으면 전 세대가 감옥에 간다. 북한에서 수감된 경험이 있는 일련의 탈북민들은 수용소에서 태어난 아이들까지도 부모처럼 수감자가 된다고 휴먼라이츠워치와 다른 단체들에 증언했다.
공식 허가 없이 북한을 벗어나는 행위는 반역죄로 간주되어 고문을 당하고 수감되지만, 지난 20여 년간 수만 명의 주민이 탈북했고 계속해서 해마다 수천 명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케네스 로스 집행이사는 “김정일 체제 하에서의 북한은 인권 지옥이었다”면서 “김정일은 자의적인 처형과 고문, 강제노역, 표현과 결사의 자유에 대한 엄격한 통제 등 조직적이고 보편적인 인권탄압을 바탕으로 한 공포정치로 주민들을 통제했다”고 말했다.
비팃 문타폰 북한인권문제에 관한 유엔 특별보고관은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극도로 잔혹하고 끔찍’하다고 묘사하고 별도의 범주로 구분했다. 점점 더 많은 정부와 시민단체들이 유엔 차원에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반인도적 범죄를 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케네스 로스 집행이사는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 권력 전환기를 이용하여 북한의 새 지도자가 새로운 방향으로 국가를 이끌고 주민들에 대한 억압을 멈추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한 유엔의 최근 결의안에 명시된 것처럼 북한이 인권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박하고 북한인권문제에 관한 유엔 특별보고관이 북한을 방문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