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도 안 주고, 먹고 살 자유도 안 주면, 어떻게 살라는 겁니까? 다들 그럽니다. 이건 너무하구나. 이건 썩었구나. 조선은 썩어 빠진 세상이 됐단 말입니다. 거기서는 죽음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죽더라도 가자하고 두만강 넘어 왔습니다." 북한을 탈출한 이유를 설명하다 인터뷰 도중 47세의 남성은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는 함흥시의 기계 공장에서 일했다. 공장은 정상적인 생산을 하지 못한지가 오래되었고, 600명의 노동자 중 500명이 사라졌다고 했다. 1990년대 기근 중에 많은 수가 굶주림으로 죽었고, 일부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위해 중국 등 다른 곳으로 떠났다. 김씨의 어린 딸은굶어 죽었고, 김씨에 앞서 수 십만 명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김씨 역시 마침내 지난 해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떠났다.

물론, 중국으로 탈출하겠다는 김씨의 결정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북한에서 도주를 감행한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것은 끔찍하게 힘든 일이다. 그러나 김씨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김씨의 월급은, 꼬박꼬박 받는다 해도, 생존을 위한 식량을 사기에도 충분치 못했다. 함흥의 시장에서 쌀 1kg의 값은 김씨의 한 달 급여와 동일했다. 국가에서 주는 한달치의 배급은 2-3일치 밖에 되지 않았다. 김씨의 가족은 김씨의 아내가 시장에서 채소를 팔아 벌어오는 돈으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북한 정부는 주민들에게 이동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김씨는 국경까지만 가는 데도 자신과 아내와 아들을 위한 여행증명서가 필요했다. 여행 증명서를 받기 위해서는 몇 달의 시간이 걸리고, 노동당, 지역 경찰서, 직장 상사가 관여하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거치야 한다. 게다가 부모의 사망이나 자녀의 결혼과 같은 확실한 이유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김씨는, 여기 저기서 빌린 북한 돈 15,000원으로 여행증명서를 "구매"했다. 김씨의 한달 월급이 1,800원이었고, 노동당과 직장조합에서 공제하는 돈이 약 800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여행증명서는 김씨 월급의 15개월치였다. 하지만 매달 급여를 받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여행증명서는 국경까지만 소용될 뿐이었고, 국경을 넘는 데는 소용이 없다. 북한에서, 국가의 허가 없이 국경을 넘는 것은 중형에 처해질 수 있는 반역 행위로 간주된다. 김씨는 여권을 신청할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국내용 여행증명서를 얻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며, 일반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재력이 있는 일부에게만 발급된다. 이런 제도로 인해, 북한을 떠나는 대부분의 주민이, 떠나는 행위 자체로 인해 범죄자가 된다.

김씨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을 때, 그는 불법 도강자들에 대한 처벌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포고를 들었다. 그 전에 로동단련대 수개월형에 처해지던 것과 달리, 1년 이상의 교화소형에 처해진다는 것이었다. 교화소에서 몇 달은 죽음을 의미할 수 있다. 수감자들은 만성적이고 심각한 식량부족과 의약품 부족, 거기에 더해 정신적, 물리적 폭력에 시달린다. 김씨는 남한으로 가려다 붙잡힐 경우, 삼대가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말 또한 들었다. 그러한 위협도 김씨의 도강을 막지는 못했다. 김씨는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다.

위험한 도강에는 성공했지만, 그들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을 불법 경제이민으로 간주하고, 빈번한 체포와 강제 송환을 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와 그의 아내와 십대의 아들은, 한국행을 꿈꾸며 현재 숨어서 살고 있다.

이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지만, 지난 십여 년이 넘는 동안 도강을 행한 수 십만의 북한 주민들의 이야기이기도 한다. 김씨와 그의 가족이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분명 박해에 직면하리라는 사실은 국제난민협약의 관점에서 볼 때 그들에게 난민의 자격을 줄 근거가 된다. 중국은 국제 난민협약에 가입했을 때, 이를 준수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얼마전 한국언론에 보도된 중국사회과학원의 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은 2002년 한 해에만 해도 4,809명의 북한 주민을 송환시켰다고 한다.

중국은 책임감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대우받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들에게 쉼터와 보호를 제공할 의무를 준수하고 유엔의 난민 담당자들이 탈북자들을 만나 그들의 난민 지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동시에, 어느 누구도 북한 주민들의 고통에 대한 북한 정부의 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 주민을 먹여 살릴 의지도 능력도 없고, 또한 주민이 스스로 생존을 도모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결국 북한 정부이다. 북한 정부가 정상적인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대접받기를 바란다면 먼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의 일부, 즉 어느 나라로든 떠날 수 있는 권리와 망명을 신청할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주민들을 처벌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