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G Lee, an LGBT person in South Korea © 2021 Human Rights Watch

괴롭힘에 침묵하던 한국의 성소수자들, 포용을 요구하다

학창시절의 경험에 대해 증언하며 변화를 요구하는 성소수자들

이지, 한국인, 성소수자 학생들을 돕기 위해 선생님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 2021 Human Rights Watch

한국의 성소수자 학생들은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들로부터 괴롭힘과 희롱을 당한다. 일반 교사나 상담 교사로부터 도움과 지지를 받으려다 다른 교사들이나 부모에게 ‘아웃팅’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한다. 성교육에서는 건강하고 안전한 성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성소수자 문제를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의 신체적 건강을 보호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휴먼라이츠워치와 예일대학교 법과대학 앨러드 K. 로웬스타인 국제인권클리닉이 공동작성한 보고서 「내가 문제라고 생각했어요」는 성소수자 학생들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현실을 고발하고, 이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적시한다. 다음은 보고서에 포함된 몇 가지 사례이다.  
김도현, 한국인, 여성으로 태어났으며, 2015년 트랜스젠더 남성으로 페이스북에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 2021 Human Rights Watch

김도현 

출생 시 지정된 성별이 여아인 김도현은 2015년에 페이스북에서 트랜스젠더 남성으로 커밍아웃했다. 그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신이 남자임을 깨달았다. 아이들이 남학교와 여학교로 분리되어 있는 학교들을 갔기 때문이다.  김도현

은 남녀공학에 다녔는데 다른 여학생들처럼 치마를 입어야 했다. 남학생들은 바지를 입었다. 그는 짧은 여학생용 자켓을 매우 싫어했다.  

김도현은 자신이 뭔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도서관에서 혼자 울곤 했다. 그는 “나만 이상한 사람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아이들을 기피했고 친한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선생님들은 ‘동성애자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강화시켰다. 중학교때 한 선생님이 동성애를 묘사한 패왕별희라는 영화를 보여주었다. 영화가 끝난 후 한 아이가 “동성애자들은 다 총으로 쏴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현은 몸이 덜덜 떨릴만큼 너무 화가 나서 교실 밖으로 나가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고등학교에서는 윤리 선생님이 음양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동성애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 선생님은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동성애자는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김도현은 자신의 성별 정체성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고, 대부분의 자료는 외국 자료를 엉성하게 번역해놓은 것으로 내용이 제한적이었고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았다. 그는 인터넷에서 젊은 트랜스젠더인들의 모임을 찾아 함께 고민을 나누었고, 집에서 쫒겨나고 학교를 자퇴하고 성전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하고 있는 트랜스젠더인들을 만났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후에 김도현은 그동안 알던 모든 친구들과 연락을 끊었다. 그는 여자로서의 과거를 완전히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이제 26살이 된 김도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그의 성별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었고 성전환 수술비를 대주었다. 그는 학교의 복장 규정이 성별로 분리되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교과서에서 다양성과 성소수자 문제가 언급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직까지 차별금지법안에 별다른 진척이 없기는 하지만 언젠가 국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기를 바란다.  

 

김도현, 한국인, 여성으로 태어났으며, 2015년 트랜스젠더 남성으로 페이스북에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 2021 Human Rights Watch

진푸른 

진푸른은 중학교 2학년 때 자신의 성적 지향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한 여자애를 짝사랑했지만 고백하지는 않았다. 다른 학생들이 알면 괴롭힘을 당할까 겁이 났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서는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빈번히 위협을 당했다. 그녀는 “고학년들이 나한테 ‘너 동성애자지? 아이, 더러워.’라고 했다”고 말했다. 진푸른은 두려움에 몸을 움추렸다.  

선생님들은 그런 말을 하는 학생들을 제지하지 않았는데, 선생님들도 동성애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푸른은 선생님들이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다.  

그녀는 레즈비언으로 사는 것에 대해 누군가 조언을 해주기를 바랬다. 특히 자신의 부모님처럼 사람들이 적대적이고 지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러한 조언이 더욱 절실했다.  

진푸른은 많은 성소수자들이 친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친구를 찾으려고 한다. 문제는 인터넷에 있는 정보가 정확한지,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들이 진실을 말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에서의 만남은 연애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친구관계를 원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그녀는 “내가 힘들 때 비슷한 경험을 하는 다른 사람들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진푸른은 성소수자 아동들에게 자신이 받지 못했던 정보와 지원을 제공해주고자 노력했다. 블로그를 만들고 레즈비언으로 사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글을 썼다. 그녀의 글에 누군가 “널 찢어죽이겠다, 가위로 조각내 버리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녀에게 등을 돌리고 그녀를 미워하기 시작한 친구도 있었다. 그는 나중에 진푸른에게 “그래도 넌 좋은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진푸른은 고등학교에서 성소수자 학생 동아리를 만들고자 시도했다. 학교에서 성소수자로 커밍아웃한 다른 학생은 한 명도 몰랐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그 동아리에는 아무도 등록하지 않았다.  

진푸른은 성소수자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고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게시물은 대부분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영상들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서 진푸른은 사람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생각을 바꾸도록 도왔다. 그녀의 유튜브 채널에 “처음에는 동성애자를 혐오했는데 진푸른씨 비디오를 보고 그런 편견을 극복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쓴 사람도 있었다.  

이 댓글을 보고 그녀는 너무도 기뻤다.  

진푸른은 돈을 많이 벌면 성소수자를 위한 위기상담센터에 더 많은 돈을 기부하고 싶다고 말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진푸른은 성소수자 지원활동에 꾸준히 기부를 해왔다.  

 

이지, 한국인, 성소수자 학생들을 돕기 위해 선생님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 2021 Human Rights Watch

지(G) 

지(G)는 고등학교 재학 중에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 전에도 자신이 다른 남자애들과 약간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른 남자애들은 모두 여자에게 관심이 있었는데, 자신은 그렇지 않았다.  

친구들은 그에게 “너 진짜 게이 같다, 너 왜 그렇게 여자애 같냐?”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곤 했다. 친구들에게서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이상한지를 자문해 보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대신 자신을 검열하기 시작했다. 수치심을 느꼈고, 일부러 ‘남자답게’ 행동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학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 선생님은 “동성혼이 합법화되면 수간도 합법화될 거다, 동성애가 얼마나 더럽고 난잡한지, 그게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아느냐”와 같은 말을 서슴치 않고 했다. 그 말을 듣고 그는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고 말했다. 얼굴이 벌개져서 그걸 감추려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는 선생님에게 반박하고 싶었다. 하지만 대학 입학원서 제출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야단을 치거나 생활기록부에 ‘이 학생은 게으르다’라고 쓸까봐 걱정되었다.  

그는 자신에게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인터넷에서 동성애자에 관한 정보를 검색했다. 외국의 유튜버들, 특히 미국의 게이 유튜버들의 영상을 찾아보았다. 도서관에서 성소수자에 관한 책도 읽었다.  

하지만 상담교사에게 도움을 받을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자신의 성적 지향을 비밀로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위의 어른들은 대부분 성소수자에게 적대적이었고, 상담교사라고 해서 특별히 성소수자를 받아들이거나 성소수자 학생들이 직면하는 문제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을만한 이유가 없었다.   

자신의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서 지(G)는 그때 신뢰할 수 있는 선생님이 한 명만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그러한 교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현재 열심히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아침 9시부터 도서관이 문을 닫는 밤 10시까지 공부하고, 집에 와서 다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조금 더 공부를 하고 잔다.  

그는 성소수자 학생들을 도와주고 한국의 교육제도를 바꾸기를 원한다. 그리고 성소수자 권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교사들과 협력하면서 함께 공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Your tax deductible gift can help stop human rights violations and save lives around the world.

Region / Country
Top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