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Minister Han Duck-soo
Office of the Prime Minister
Central Government Complex 77-6 Sejongno, Jongno-gu
Seoul South Korea 110-760

Dear Prime Minister Duck-soo,

법무부가 입법 예고된 차별 금지법에서 다수의 범주를 차별 금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대한민국의 국회는 지도력을 발휘하여 배제된 범주들을 다시금 법안에 포함시킴으로써, 가능한 한 많은 수의 한국인들을 차별로부터 구제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인권의 보호에 있어, 국내외적으로 리더십을 보여준 바 있고, 입법 예고된 법안은 인권 향상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연장시킬 것입니다. 내각이 법안을 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저는 한국이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할 의무를 이행하고, 입법 예고된 법안이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포함,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차별로부터 구제할 것을 촉구합니다.

아시다시피, 차별 금지법안의 초고는 법무부 산하의 인권국에서 만들어졌고, 10월 2일에 발표되었습니다. 제안된 차별 금지법은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범죄 및 보호처분의 전력, 성적 지향, 학력(學歷), 사회적 신분 등” (제 1장 3조)에 의한 차별을 금지합니다. 하지만 국회의원 노회찬의 말에 따르면, 수정된 현재의 법안은 병력, 국적, 언어, 용모, 가족 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범죄 및 보호처분의 전력, 성적 지향, 그리고 학력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종래의 안(案)으로부터 후퇴하였습니다. 이번에 제외된 범주들이 원래의 법안에는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제외된 범주에 속한 소수자의 복지 향상에 대한 필요성이 인지되고 있음을 뜻합니다. 언급된 범주들이 법안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은 사실상 보호가 필요한 그룹들에 대한 차별이 인정됨을 의미합니다.

원래의 차별 금지 법안은 국가 인권 위원회법 (법령 제 6481호)을 기초로 구성된 국가 인권 위원회의 권고로 만들어졌고, 차별 금지 법안과 국가 인권 위원회법은 “성적 지향” (제 1장, 2조, 3항)을 포함해, 보호 대상으로 설정된 범주들을 대부분 공유하고 있습니다. 차별 금지 법안에 새로이 추가된 범주는 “언어”와 “병력”뿐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성적 지향을 차별 금지법안에 포함시키는 사안이 저항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법안은 국회의 보수파 연합이자 전직 농림부 장관 김영진이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의회 선교 연합’의 반대를 받고 있습니다. 연합은 11월에 법안에 반대하는 포럼을 여러 차례 개최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더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동성애자들이 청소년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을 유혹하고, 피해자들은 강제로 동성애자가 될 것이며, 동성애자에 의한 성폭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의 탄원서가 정부의 모든 부처에 제출되었습니다. 탄원서는 부산대학교 물리학과 길원평 교수가 주도하는 ‘배아 복제를 반대하는 과학자 모임’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길교수는 “사회의 윤리도덕은 금방 무너지고 동물적인 사회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07년 10월 23일자 뉴스파워 기사). 이와 같은 근거 없고, 편견으로 가득 찬 주장들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그리고 트랜스젠더들에 대해 모욕적이고 무례한 언사일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그리고 트랜스젠더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반대와 혐오의 기류를 형성케할 위험이 있습니다. 차별 금지 법안의 반대론자들의 요구에 굴복함으로써, 진보적일 수 있었던 법안은 정작 차별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제외시키는 법안으로 전락했습니다.

차별 금지와 평등의 원칙은, 한국 역시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국제 인권 질서의 기본을 이룹니다. 세계인권선언(UDHR) “모든 사람들은 권리와 존엄성에 있어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고,”(제 1조) “모든 이들이 동등하게 헌장에 명시된 자유와 인권을 즐길 권한이 있다” (제 2조 (1))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들은 국제권리장전(international bill of rights)과 주요 국제 인권 조약을 구성하는 네 가지 국제 규약(CERD, CEDAW,CAT, CRC)에서 재차 반복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차별 금지의 원칙은 기본적인 조약 의무이자, 그 가치를 훼손할 수 없는 규범입니다. 주요 조약들에 명시되어있는 권리들을 차별 없이 인정하는 것은 점진적으로 해나가야 하는 일이 아닌, 당장 시행해야 할 의무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한국이 취하고 있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들을 차별보호 조치는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법 및 기준의 의무 이행 사항 중 하나입니다. 한국도 1990년에 비준한 바 있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ICCPR)은 제 2조와 제 262조에서 모든 사람의 평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1994년에 있었던 투넨 대 오스트레일리아 재판 (Nicholas Toonen v Australia)에서, ICCPR의 이행 상황을 감시하는 유엔 인권 위원회 (UNHRC)은 이 두 개의 조항 모두 차별에 대한 보호 대상으로 성적 지향 항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판정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제 2조의 4번째 항과 제 26조의 ‘성’에 대한 언급이 성적 지향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이 1991년에 연기 없이 비준한 바 있는 아동 권리 협약 (CRC)의 이행 상황을 모니터하는 유엔 아동 인권 위원회 (UNCRC) 역시 조약의 제 2조에 등장하는 차별에 대한 금지 내용에 “성적 지향”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논평 (General Comment)을 냈습니다.

유엔 산하의 기구들은 각국 정부들이 차별 금지법안을 마련함에 있어 성적 지향에 관한 내용을 누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시해왔습니다. 한국이 1990년에 동의한 바 있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규약(ICESCR)의 이행 상황을 감시하는 전문가 집단인 유엔 경제•사회•문화 위원회는 재차, 홍콩의 차별 금지법이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 금지 조항을 누락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산하의 기구들은 성적 지향에 대한 보호를 포함하는 차별 금지법을 통과시킨 정부들에 박수를 보내왔습니다. 한국이 1984년에 곧바로 비준한 유엔 여성 차별 철폐 조약(CEDAW)의 이행 상황을 분석하고 모니터하는 유엔 여성 차별 철폐 위원회는, 스웨덴과 뉴질랜드 정부의 성적 지향 보호에 대한 관심에 지지를 보냈습니다.

유엔 산하의 기구들 중 인권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위원국인 한국은 제 3차 회의에서 다른 53개 국가와 함께, 성적 지향에 의한 인권 차별의 많은 사례를 인용하며, 유엔과 시민 사회가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권고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제 4차 유엔 인권 이사회 회의에서,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에 대한 다양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현대적 형태의 인종주의, 인종 차별, 외국인 혐오, 그리고 그와 관련된 편협함(Contemporary forms of racism, racial discrimination, xenophobia, & related intolerance)의 특별 보고관(Special Rapporteur)인 두두 디엔 (Doudou Diene)과 소수자 문제에 대한 독립적인 전문가(Independent Expert on Minority Issues)인 게이 맥두걸 (Gay Mcdougall)은 성적 지향 때문에 차별 받는 사람들을 포함,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보호하는 차별 금지법의 마련을 권고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명망있는 인권 전문가 집단에 의해 만들어지고 2007년 발표된 국제 원칙인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 문제의 국제 인권법 적용에 대한 요그야카르타 원칙(Yogyakarta Principles on the Application of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in relation to Sexual Orientation and Gender Identity)은 이제까지 등장한 평등과 차별금지에 대한 국제적 보호조처들을 종합하고 있습니다. 원칙은 “모든 사람들은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의한 차별없이 인권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제 2 원칙)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원칙은 각국 정부들에게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대한, 공적, 사적 영역의 차별을 금지하고 철폐하는 적절한 법적 조치들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제 2 원칙, c 항).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원래의 차별 금지 법안과 수정된 현재의 차별금지법안이 트랜스젠더 인권에 대한 보호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에 우려를 표시합니다. 한국 대법원은 작년 사건 2004서42를 통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에게 호적 정정 권리를 부여했습니다. 이는 분명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현재 트랜스젠더들이 부딪치고 있는 많은 어려움들을 전부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트랜스젠더들은 고용, 교육, 주거, 그리고 의료 부분에서 가장 소외 받고 있는 그룹 중 하나입니다. 많은 성적 소수자들은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습니다.

한국 정부는 앞서 이미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을 금지 대상으로 지정함으로써, 국제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었고, 국제법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차별 금지법 마련은 차별 철폐에 대한 한국 정부의 국가적 노력에 기여할 것이고, 관할권 내 모든 사람의 인권을 전 범위에 걸쳐 존중할 국제적인 법적 의무를 달성케 할 것입니다. 하지만 차별 금지법은 포괄적인 법이 되어야만 합니다.

저희는 법무부가 차별 금지 법안에 성적 지향을 비롯해 제외된 범주들을 다시 포함시키고, 모든 사람들을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로부터 구제하기 위해 노력하며, 법안이 현실화되도록 지원할 것을 촉구합니다.

진심을 담아,

스콧 롱 (Scott Long)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인권 프로그램 국장

CC:

노무현 대통령

임채정 국회의장

노회찬 국회의원

정성진 법무부장관

홍관표 법무부 인권국 서기관

안경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